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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수석의 대동강 생생 토크…김정일 "고저, 맥주는 통에서 뽑아 먹어야디"

북한 맥주가 남한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외국인이 있다. 북한을 자주 드나들며 취재했던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의 다니엘 튜더 전 서울특파원이 대표적이다. 그가 대동강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맛이 있다고 하는 바람에 국내 맥주업계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 2013년 4월 평양을 방문해 맥주 양조장을 둘러본 조지 토머스라는 미국의 맥주 애호가도 대동강맥주를 극찬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토머스는 "일본의 아사히맥주, 중국의 칭다오 맥주 등 다른 나라 맥주와 비교해 대동강맥주가 못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동강맥주는 북한의 대표 맥주다. 대동강맥주 이외에 평양맥주, 용성맥주, 낙원맥주 등이 있지만 대동강 맥주의 인기가 으뜸이다. 대동강 맥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애정속에 탄생했다. 대동강 맥주가 탄생한 계기는 김 위원장이 200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발티카 맥주 공장을 시찰하면서다. 그는 북한도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봤는지 귀국 후 "세계 최고급 맥주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대동강맥주공장은 2002년 만들어져 그해 4월에 첫 생산됐다. 이후 국제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9001)과 식품안전관리체계(HACCP)인증도 받았다. 북한은 180년 전통의 영국 어셔즈 양조장이 문을 닫자 174억원(한화) 정도를 들여 인수한뒤 공장시설을 해체에 평양으로 가져와 대동강맥주공장을 세웠다. 그래서 다니엘 튜더 같은 영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았는지도 모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대동강맥주공장을 2002년 6월 현지 지도했다.  대동강맥주는 대동강 상류의 정제 지하수와 황해북도 곡창지대인 재령평야의 보리·쌀, 양강도의 호프 등을 재료로 만든다. 김 위원장은 "양강도에서 재배하는 호프를 우선적으로 대동강맥주공장에 공급해라"고 지시한 적이 있을 정도다.  대동강맥주는 병맥주(흑맥주 포함)와 통맥주(생맥주), 두 가지로 생산된다. 가정집에서 맥주를 먹으려면 병맥주를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병맥주 생산엔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맥주를 담을 유리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빈병을 회수해 깨뜨린 뒤 새 병으로 만들어 쓰는 것이다. 빈병을 세척해 사용하는 것은 위생상 좋지 않아 꺼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병맥주를 많이 생산하려면 첫째도, 둘째도 유리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빈병을 회전시켜 여러 번 쓰는 것보다는 깨뜨려 만들어 쓰는 게 추세다"라면서 유리병 생산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병맥주 생산엔 애로가 많기 때문에 북한은 내부적으론 통맥주를 권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부터 "맥주는 통에서 뽑아 먹어야 맛이 좋다"며 통맥주를 선전했다.  대동강맥주공장은 연간 5만㎘를 생산해 평양시내 200여곳의 맥주집에 공급한다. 공급할 땐 50ℓ짜리 통에 넣어 보낸다. 북한 남성의 80~90%는 매일 술을 마신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반주'라는 노래도 있다. 북한 여성들은 남성 보다 술을 훨씬 적게 먹었으나 최근 들어 과거보다 많이 마신다고 한다. 그런 북한 주민의 기호를 통맥주가 만족시켜주고 있다.  평양시내 맥주집 가운데는 10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평양 경흥관이 인기다. 이 곳에선 7가지 종류의 통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보리와 쌀의 혼합비율에 따라 보리가 100%인 맥주 이외에 70%, 50%, 30%, 0%(쌀 100%)의 5종류가 있다. 여기에 10도, 15도짜리 흑맥주가 더 있다.  아버지와 달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고지도자가 된 2012년 이후 아직 한번도 맥주공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 제1위원장이 맥주를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프랑스 레드 와인을 좋아하고, 한국 술 가운데는 안동소주를 좋아한다고 한다. 안동소주는 여러 차례 김 제1위원장의 술상에 올라갔다는 얘기가 있다.  한때 대동강맥주는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0년 5·24 대북제재조치로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2015-04-26

이동 상점 '메뚜기장' … 방문 판매 '똑똑이장'

북한에서 '메뚜기'는 목숨 걸고 물건을 파는 주민을 가리킨다. 북한식 시장인 '장마당'이 메뚜기장·달리기장·똑똑이장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북한 전문가인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밝혔다. 조 위원은 13일 발간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시대' 4월호에서 "수년 전만 해도 300여 개 정도였던 장마당 숫자가 400개를 넘겼다"고 전했다. 조 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산 화장품이나 초코파이 같은 먹거리, 한류 드라마를 담은 USB가 장마당에서 특히 인기 상품"이라며 "당국이 어쩔 수 없이 묵인하고는 있지만 때로 보위부 등에서 대대적으로 단속을 펼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외 복수의 대북 소식통과 접촉해 정리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메뚜기장'은 보자기를 펼쳐놓고 중국에서 건너온 생필품을 파는 이동식 암시장이다. 단속이 뜨면 바로 보자기를 싸서 이동을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달리기장'도 비슷하다. 허가 받지 않은 장사를 하는 사람이 망보는 사람을 심어놓고 단속반이 뜰 경우 바로 다른 곳으로 도망을 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똑똑이장'은 더 비밀스러운 형태로 운영되는 방문 판매 형식을 말한다. 한국산 물품을 파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며, 각 가정을 방문해 문을 똑똑 두드려 서로간의 신분을 확인하고 물건을 사고 파는 방식이라고 한다. 조 위원은 북한의 사채업 실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돈주'라고 불리는 전문 사채업자들이 개인뿐 아니라 공장주·기업소·협동단체 등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심한 경우 연이자가 100%가 넘는 경우도 있다고 조 위원은 밝혔다. 전수진 기자

2015-04-26

김정은 사진 도배 '1호 기사' <노동신문>… 테 둘러 모신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새해맞이 단장을 했습니다. 10일부터 HD(고화질)방송을 시작한 겁니다. 중국으로부터 디지털TV 수신기의 수입이 급증한다니 평양에도 이젠 고화질 TV시대가 열릴 듯합니다. 선전·선동을 중시하는 북한은 TV방송에 각별한 공을 기울입니다. 우리보다 무려 6년이나 앞선 1974년 컬러TV 방송을 시작했을 정도입니다. 통치이데올로기 전파나 우상화에 TV가 유용하다는 걸 간파한 때문이겠죠. 미국의 언론학자 윌버 슈람은 사회주의 체제의 미디어를 “지도자를 위해 허풍을 떠는 ‘나팔(speaking trumpet)’”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은 제법 탄탄한 언론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북한TV를 시청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북한이 99년 10월 태국 타이콤 위성을 통해 조선중앙TV를 전 세계에 송출하자 김대중 정부는 수신을 허용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등장 후엔 북한당국이 노동신문을 각별히 챙깁니다. 김정은 참여행사를 다루는 이른 바 ‘1호 기사’는 무조건 1면 톱이고, 2~3개면에 걸쳐 무더기 사진과 함께 실립니다. 사진 한장한장마다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담긴 게 느껴집니다. 인쇄 전 김정은에게 보고돼 비준을 받는다고하는군요.  김정은 관련 기사엔 격자무늬 테두리가 둘러지고, 대부분의 문장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로 시작합니다. 개인 필명이 아닌 ‘본사 정치보도반’이란 바이라인이 붙는 것도 특징인데요. 방북 취재 때 만난 노동신문 기자는 “너무 위대한 분을 모신 기사라 어느 개인이 작성할 수 없어 집체작으로 쓰는 것”이라고 주장하더군요. 그러니 신문을 함부로 접거나 깔고앉는 건 상상할 수 없죠. 97년 9월 금호지구(함남 신포)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되는 바람에 대북지원 경수로 발전소 공사가 한동안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노동신문엔 오탈자가 없기로 유명합니다. 수령이나 지도자의 이름이 잘못된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하니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95년 7월 김일성 사망 1주기 추모보도 때 조선중앙방송 여자 아나운서는 ‘김정일 서거’로 잘못 읽는 실수를 저질렀고, 다시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죠. 평양의 컴퓨터 한글입력 프로그램이 ‘김정일’이란 단어를 연자로 등록해 단축키(ctrl+J) 한번에 입력되도록 한 것도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한 게 아닌가 합니다.  몇 해 전까지 노동신문은 발간 보름정도 지나야 서울에서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당국 승인을 받은 국내 전문업체가 홍콩 등에서 구매해 국내 북한 연구기관이나 언론사에 공급해왔는데요. 김정은 등장과 함께 노동신문은 중국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통해 PDF 형태의 지면보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연중무휴로 발간되는 노동신문 파일을 오전 9시를 전후해 서울에서도 당일에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최근엔 노동신문에 스포츠·국제소식이 늘고 TV엔 신세대 아나운서들이 세대교체를 준비중입니다.  그렇지만 평양의 매체를 인용한 보도에 대해 “북한 선전·선동에 놀아나는 꼴”이라고 못마땅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독자분은 “국가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직함을 왜 안붙이냐”고 따지고, 다른 쪽에선 “독재자에게 왜 꼬박꼬박 ‘제1위원장’이란 호칭을 쓰느냐”고 항의하죠. 북한을 보는 갈라진 시선을 느끼며 취재일선을 뛰다보면 “통일이 많은 걸 치유해 줄 것”이란 믿음이 굳어집니다.  20년 넘게 북한 기사를 다뤄온 저는 ‘평양 특파원’이란 닉네임을 쓰고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취재원 접근이 안되는, 북한보도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꿈을 담았습니다. 올해도 벽두부터 ‘통일대박’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언제쯤 고려호텔 로비나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평양발 기사를 쓸 수 있을까요.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 부소장

2015-02-15

[지금 북한에선] 평양의 난방 … 주민은 구멍탄, 고위층은 한국산 태양광

북한의 겨울은 아주 춥습니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갈 정도입니다. 또 4월까지 이어질만큼 깁니다. 북한 사람들이 강하고 억센 건 날씨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견뎌낼까요? 연료로는 구멍탄을 포함한 석탄을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다음으로 나무, 석유, 프로판가스 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석탄은 전기 부족으로 공급의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 석탄은 45억톤(추정치) 정도 매장돼 있다고 합니다. 엄청난 양입니다. 하지만 캐내는 것 못지않게 운반은 더 큰 고민거리입니다. 석탄을 탄광에서 캐내 연탄공장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동수단인 기차에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섭니다. 기차가 운행을 중단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북한은 한때 경유와 전기로 기차를 운영했는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경유가 공급되지 않아 전기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전체 발전량의 63%를 차지하는 수력 발전에 큰 차질이 생겼지요. 그러니 전기가 더 부족해졌습니다. 전기 부족은 석탄 운반뿐 아니라 북한 경제 전반에도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무도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시작한 벌목과 다락밭 조성으로 산림을 크게 훼손해 땔감용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려 조국의 산들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전변시키라”고 지시한 게 그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서 땔감을 채취할 경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 당국과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질 않습니다. 탈북자 강혜원씨는 “산림감독원이 동원돼 단속하고 있는데 힘들여 땔감을 구해온 주민들이 땔감은 물론 낫과 도끼 등 도구까지 압수당하면 감독원과 다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당장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말한 황금산은 공염불인 셈이죠.  석유는 난방용 석유 곤로 등에 사용됩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산업·수송·군사용으로 활용됩니다. 지난해 냉랭한 북중 관계로 그 양이 줄었습니다. 게다가 불법으로 유출돼 주로 고위층이나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됩니다. 불벌 유출된 석유류는 ‘연유장사(기름장사꾼)’들에 의해 북한 전역으로 유통되지요. 돈이 있어야 사서 쓸 수 있습니다. 북한군 훈련 기간에는 항공기 기름의 사용량이 늘어 해당 군부대 군인들이 이를 빼돌려 민간 도소매상에게 팔기도 합니다.  프로판가스가 북한에서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무렵입니다. 주로 중국산이죠. 프로판 가스는 작은 건 30위안(1위안=한화 170원 정도), 중간급은 50위안, 큰 건 70위안 정도 합니다. 국경지역에는 전문적으로 프로판가스만 충전시켜주는 장사꾼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북한은 요즘 연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태양열, 우드팰럿 등으로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태양광은 태양전지판이 비싸 일부 고위층과 신흥 부유층이 주로 사용합니다. 이들은 주로 중국산 태양전지판을 구입하지만 불량품이 많아 가격이 더 비싸도 한국산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태양열은 가격이 저렴해 신흥 부유층들에게 태양광보다 인기입니다. 우드팰럿(wood pellet, 나무 숯)은 낙엽과 풀, 강냉이 뿌리, 벼 등과 같은 산림 및 농업부산물들을 압착 성형한 것으로 보일러에 넣어 난방에 씁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합니다. 겨울나기는 남한도 어렵지만 북한이 더 어렵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 주민들이 마음놓고 남측 제품을 사용할 날은 언제일까요.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20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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